翰林學士
崔婁伯 水原
戶長 주001) 아리러니 나히 열다신 저긔 아비
山行 주002) 갯다가 범 믈여늘 가아 자보려 니 어미 말이더니
婁伯이 닐오 아 怨讐를 아니 가리가 고 즉자히
돗귀 주003) 메오
자괴 주004) 바다 가니 버미 마 브르 먹고
누거늘 주005) 바 드러가아
구지주 주006) 네 내 아비 머그니 내
모로매 주007) 너를
머구리라 주008) 머구리라: 먹-ㅜ-리라. 먹겠다. “-ㅜ-”는 이 말의 주체가 1인칭임을 나타낸다.
야 리 젓고 업데어늘
베텨 주009)
아 주010) 아 콰 와 내야 그르세 담고 버믜 고기란 도 다마 내해 묻고 아비 묻고 侍墓사더니
주011) 흐32ㄴ
얫거늘 주012) 흐얫거늘: 흐-야+-거늘. 수잠을 자고 있거늘.
아비 와 그를
이푸 주013) 披榛야 到孝子廬호니
≪개욤나모 헤오 주014) 孝子廬에 오니≫ 情多感야 淚無窮이로다
≪데 感動호미 만야 므리 다 주015) 업도다≫ 負土야 日加塚上니
≪ 지여 나날 무덤 우희 올이니≫ 知音은 明月淸風이시니라
≪아시닌 와 미시니라≫ 生則養고 死則守니
≪사랏거든 이받고 죽거든 디킈니≫ 誰謂孝無始終고
≪뉘 닐오 孝道ㅣ 乃終 업다 더뇨≫ 다 입고 믄득 몯 보니라
婁伯이 居喪 고 버믜 고기 다 머그니라
Ⓒ 편찬 | 세종(조선) 명찬 / 1481년(성종 12)
32ㄴ
翰林學士
崔婁伯. 水原戶長
尙翥之子. 年十五時. 父因獵爲虎所害.
婁伯欲捕虎. 母止之.
婁伯曰. 父讎可不報乎. 卽荷斧跡虎. 虎旣食飽臥.
婁伯直前叱虎曰. 汝食吾父. 吾當食汝. 虎乃掉尾俛伏. 遽斫而刳其腹. 取父骸肉. 安於器. 納虎肉於瓮. 埋川中. 葬父弘法山西廬墓. 一日假寐. 其父來詠詩云. 披榛到孝子廬. 情多感淚無窮. 負土日加塚上. 知音明月淸風. 生則養死則守. 誰謂孝無始終. 詠訖遂不見. 服闋. 取虎肉盡食之
崔父山中獵兎狐. 却將肌肉餧於菟. 當時不有兒郞孝. 誰得揮斤斫虎顱.
捕虎償寃最可憐. 山西廬墓又三年. 小詞來誦眞非夢. 端爲哀誠徹九泉
Ⓒ 편찬 | 세종(조선) 명찬 / 1434년(세종 16) 11월 25일 반포
누백포호 고려
한림학사 최 누백은 수원 호장의 아들인데, 나이 열 다섯인 때 아비가 사냥 갔다가 범에게 물려서 가 잡으려 하니, 어미가 말리니, 누백이 이르되, “아비의 원수를 갚지 않겠습니까?” 하고, 즉시 도끼 메고 자취 밟아 가니 범이 이미 배불리 먹고 누웠기에, 바로 드러가 꾸짖되, “네가 내 아비를 먹었으니 내 반드시 너를 먹겠다.” 하니까, 꼬리 저으며 엎드리니, 베고 배 갈라 아비의 살과 뼈를 내어 그릇에 담고 범의 고기는 독에 담아 내에 묻고 아비 묻고 시묘살이 하더니, 하루는 수잠이 들었는데, 아비가 와서 글을 읊기를, “도효자려(到孝子廬)하니≪개암나무 헤치고 효자 여막에 오니≫ 정다감(情多感)하여 누무궁(淚無窮)이로다.≪뜻에 느꺼움이 많아 눈물이 다함 없도다.≫ 부토(負土)하여 일가총상(日加塚上)하나니≪흙 지어 나날이 무덤 위에 올리니≫ 지음(知音)은 명월청풍(明月淸風)이시니라.≪알아 주시는 이는 밝은 달과 맑은 바람이시다.≫ 생칙양(生則養)하고 사칙수(死則守)하니≪살아서는 봉양하고 죽어서는 지키니≫ 수위효무시종(誰謂孝無始終)고≪누가 이르되 효도가 끝이 없다 하던가?≫” 다 읊고는 문득 보이지 않았다. 누백이 거상 마치고 범의 고기를 다 먹었다.
Ⓒ 역자 | 김정수 / 2010년 10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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